요즘은 1인 가구가 늘면서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하는 경우가 드물죠. 그런데 이 연구를 보시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를 알 수 있으실 겁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가 잦을수록 좋은 식습관을 갖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조우균 교수팀은 2010년 5월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학생 487명을 대상으로 가족과의 식사 횟수와 식습관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 중학생의 69.6%(339명)가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주당 가족 식사 횟수는 5∼6회가 많았고(33.7%), 다음은 주 7회 이상(23.2%), 주 3∼4회(20.1%) 순서였습니다.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시간이 없어서’(94.7%)였습니다.

가족 동반 식사 장소론 음식점(54%)이 오히려 집(35.7%)보다 많아 외식이 빈번해진 세태가 반영됐습니다. 배달음식(9.7%)과 테이크아웃(0.8%) 음식까지 포함하면 가족 간의 식사도 ‘집밥’에서 ‘남이 만들어준 음식’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줬습니다.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가족 간 식사횟수가 많은 청소년의 식습관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주 6∼7회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중학생은 58.1%가 아침을 챙겨 먹는 데 비해, 주 1∼2회 가족 동반 식사를 하는 학생의 아침식사 비율은 16.6%에 그쳤습니다. 또 ‘적당한 양의 식사를 하는 비율도 55%(주 6∼7회)와 6.6%(주 1∼2회)로 9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반대로 방과 후 자율학습이나 개인 교습을 받기 위해 저녁 식사를 거르는 비율은 가족 동반 식사 횟수가 적을수록 높았다고 합니다.

가족 동반 식사 횟수는 심지어 청소년의 김치와 라면 섭취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치는 가족 동반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주 6∼7회, 65.1%, 주 1∼2회 11.1%), 라면은 가족 동반 식사 횟수가 적을수록(주 6∼7회 7.4%, 주 1∼2회 53.4%) 섭취가 잦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10대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된다고 합니다. 청소년의 가족 동반 식사 횟수가 많을수록 새로운 식품에 대한 공포(food neophobia)가 적고, 품성도 더 외향적이고 매사에 더 긍정적이며 감정적으로 안정성을 보이고 개방적이라고 합니다. 가족과 식사를 할 수록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하니 권장할 만하죠.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끼니를 거르거나 혼자 식사를 하는 10대들도 많으니까요.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기사모아보기